다시 보는 맨큐의 경제학 - Chapter 19.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10가지 명제 1 - EP 1. 주택임대료 규제와 미아 패로 법

BGM : Acoustic Cafe - From There (そこから) (지브리 애니메이션 `별을 산 날 (星をかった日)` 삽입곡)

https://www.youtube.com/watch?v=FZYyqZcVsPE

주택 임대료를 규제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분양가 상한제도 시행했었다. 그 결과는 어찌되었을까?

 

다시 보는 맨큐의 경제학 열아홉 번째 글이다. 이번에는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10가지 명제 중 첫 번째 '주택임대료 규제는 주택의 수량과 품질의 저하를 가져온다'에 대하여 알아본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주택임대료 규제와 미아 패로 법에 대한 글이다. 우리의 목표는 경제학에 대하여 이해하고 이 지식을 기반으로 각종 경제 관련 뉴스와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와 원리,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전의 포스팅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gbcbaby.com/category/%234.%20%EA%B0%9C%EB%B3%B5%EC%B9%98%EC%9D%98%20%EC%88%98%ED%96%89%20%3A%20%EA%B2%BD%EC%A0%9C%ED%95%99%ED%8E%B8

'#4. 개복치의 수행 : 경제학편' 카테고리의 글 목록

 

미국 뉴욕시 임대료 규제법의 별명 : 미아 패로(Mia Farrow) 법

영화배우 미아 패로(Mia Farrow)는 1960년 ~ 1970년대 미국의 스타일 아이콘이라 불렸다. 그런데 왜 미국 뉴욕시 임대료 규제법의 별명이 미아 패로 법인가? 그 이유는 이 법안이 미아 패로와 같은 상류층에게 더 큰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아 패로는 1990년대에 뉴욕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방 10여개짜리 고급 주택을 고작 월세 2900달러만 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본래 시세는 1만달러 이상이었을 거라고 추정되었지만 미국이 임대료를 집주인이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고 세입자를 내보낼 수도 없게 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미국의 스타일 아이콘이라 불리웠던 미아 패로, 세계적인 톱스타였다.

 

 

그렇다면 왜 미국 뉴욕시는 미아 패로 법을 시행하였을까?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가 퇴역한 군인들을 지원하거나 높은 임대료 혹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고통받는 서민을 위하여 시작된 정책이었다. 즉, 정부가 주택별로 임대료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설정한 것이었다.

 

[ 참고 사이트 : 조선일보, [경제포커스] '미아 패로法' 서울 도심도 망칠라, 2020.08.06,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6/2020080600089.html ]

[경제포커스] '미아 패로法' 서울 도심도 망칠라

 

미아 패로 법 시행 후 뉴욕은 어떻게 변했을까?

미아 패로 법 시행 이후 뉴욕시의 임대료를 하락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장기적으로 임대료가 규제 때문에 상승하지 못하자 부동산의 유지 및 보수 비용 등의 물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결과 건물주들은 건물 임대를 포기하고 방치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새로 부동산을 개발하거나 건물을 짓는 투자자도 없어졌다. 즉, 주택 공급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뉴욕시의 인구 증가 속도가 부동산 공급 속도를 훨씬 추월해버리자 주택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세입자가 갑이었던 상황에서 반전이 벌어진 것이다. 임대인들은 세입자를 골라 받게 되었다. 자신의 가족에게는 저렴하게 임대를 내주는 일도 비일비재하였다. 특정 인종은 아예 받지 않거나 아이를 키우는 입주희망자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심지어 입주를 원하는 사람에게서 뇌물을 받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자본이 많은 세입자들은 아주 큰 혜택을 받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미아 패로의 예와 같이 정말 비싼 부동산을 아주 저렴하게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미아 패로 법은 '실제는 부자를 위한 정책이었다'라는 자조섞인 표현이었던 것이다.

 

즉, 임대료 규제는 소수의 세입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결국 도시를 황폐화시킨다.

 

이 책의 저자 그레고리 맨큐(Gregory Mankiw)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에서 "임대료 규제가 주택 공급의 양과 질을 떨어뜨린다는 명제에 경제학자 93%가 동의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아사르 린드베크(Assar Lindbeck) 스톡홀름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은 폭격이고 그다음이 임대료 규제"라고 발언한 바 있다.

 

글을 마치며(feat. 대한민국 임대차보호법 그 이후)

그렇다. 주택임대료 규제는 주택의 수량과 품질의 저하를 가져 온다.

 

대한민국도 가까운 과거에 한국판 미아 패로 법을 경험하였다. 그것이 바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최대 4년까지 임차기간 연장)과 전월세상한제(최대 임대료 상한율 5%)를 골자로 한 이 법안은 2020년 7월 31일 의결되었고 즉시 시행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법안 이후 최초로 전월세를 계약한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을 2024년 7월 30일 이후로 예상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참고 사이트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국민 궁금증 많은 질문과 답변, 2020.09.02,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76939 ]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국민 궁금증 많은 질문과 답변

 

이 시점에는 전월세 매물도 쏟아지고 전월세 수요자도 동시에 쏟아지게 된다. 여기서 수요자 우위로 시장이 움직이려면 전월세 매물이 수요자보다 더욱 많아야 한다. 하지만 만약 전월세 매물보다 수요자가 더 많이 시장에 쏟아진다면 시장은 전월세 매물의 우위가 될 것이다.

 

필자가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포스팅에서 항상 문제 삼는 것이 있다. 바로 주택 공급량이다. 대한민국은 주택 공급량이 바닥을 치고 있다. 물론 주택 공급량 감소가 주택임대차보호법 때문만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출액 감소, 고금리 상황 등 다양한 경제 상황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그리고 주택 공급량은 빵과 같이 단기간에 증가시킬 수도 없다. 즉, 적어도 2023년에서 2025년까지는 주택 공급량이 주택 수요량보다 훨씬 적은 시장이라는 것이다.

 

https://gbcbaby.com/186

2023년 ~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feat. 무작정 진입도 어려운 이유)

 

미국 뉴욕시의 예시와 다르게 대한민국이 그나마 나은 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슬럼화로 진행된 도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인구 소멸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골 등의 지역은 제외한다.)  필자는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1.10 부동산 대책이 꼭 진행되기를 바란다. 지금이라도 이 부동산 대책을 진행하지 않으면 2024년 7월 30일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의 왜곡 현상(세입자 수요 > 부동산 공급량)이 극에 치달을 수 있으며 이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택 임대료 규제를 어떻게 이용하여 부를 창출했는지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