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Skid Row - Slave to the Grind(Slave to the Grind)
https://www.youtube.com/watch?v=MQ9dnWoNdLk
서론
고려아연과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주식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여론전도 적극적으로 진행되었다. 고려아연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을 종료한 즉시 유상 증자(신주 발행)를 단행하였다. 필자는 의아하였다. 자사주 매입과 유상 증자는 그 효과가 서로 상반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려아연의 치명적인 실수에 대하여 비판하고 이로 인하여 상법 개정안의 명분을 제공하였다는 주제로 포스팅을 작성하고자 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vs 유상 증자(신주 발행)가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은?
보통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째,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확보이다. 고려아연은 MBK·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이므로 이는 사용할 수 있는 전략 카드가 맞다. 둘 째,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처리하여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분배해 주는 것이다. 기업의 순이익이 너무 극대화된 경우, 법인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 처리하면 주가가 상승하여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 그리고 주식의 수량이 감소하였으므로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과 소각절차를 진행하면 해당 비용에 대한 세금은 0원이다. 기업은 세금 절세와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 참고 사이트 : 경향신문, 주주환원 움직임에 자사주 매입·소각 대폭 늘었다, 2024.07.11,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407111639001 ]
그런데 유상 증자는 그 반대다.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여 증권시장에 판매하는 행위를 진행하는 것을 유상 증자 혹은 신주 발행이라고 한다. 즉,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신규 주식을 발행하여 판매하므로 기업 주식의 가치가 희석(Stock Diluction)된다. 왜 희석된다고 표현하는가?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의 절대 수량이 증가하였으므로 지분율이 하락한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는 변함이 없는데 주식의 수량이 증가하였으므로 주가가 하락한다.
[ 참고 사이트 : Wikipedia EN, Stock diluction, https://en.wikipedia.org/wiki/Stock_dilution ]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 후 유상 증자를 단행하였다......
자, 이제 우리는 고려아연이 기존 주주들의 뒷통수를 후려쳤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보통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의 주가는 상승한다. 게다가 고려아연은 MBK·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치르고 있었기 때문에 고려아연도 자사주를 매입하고 MBK·영풍도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과 개미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10월 23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876,000원이었지만 10월 29일 최고점인 1,543,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10월 30일 주당 67만원에 신주 373만 2650주를 발행한다고 발표해 버린 것이다. 이 발표 직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단 2 거래일 만에 998,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자사주를 매입하다가 갑자기 신주 발행을 진행하는 것은 수많은 주주들의 뒤통수를 후려친 행위이다. 주주들은 발행된 주식 수만큼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주식 보유 비율이 희석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 참고 사이트 : 조선비즈, [특징주] 고려아연, 유상증자 발표 2거래일째 급락… 14%↓, 2024.10.31, https://biz.chosun.com/stock/market_trend/2024/10/31/ZA7NXU7CNJBCZHXUYEK5H5GPIY/ ]
고려아연의 의도는 무엇인가?
고려아연의 의도는 명확하다. 바로 기업의 경영권 강화를 위함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을 확보하였다. 그 후 유상 증자를 단행하여 주주들의 지분율을 희석시켜 경영권 방어를 하려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상 증자의 방식이 일반공모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 지분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청약한도는 특수관계인 포함 1인당 11만 1979주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관련 법 규정에 따라 고려아연에 우호적인 우리사주조합에는 74만 6530만 주가 우선배정된다. 즉, MBK·영풍은 주식을 더 받아봤자 유상증자 전체 수량 대비 0.5%밖에 더 획득하지 못하는 반면에 우리사주조합은 3.3%에 해당하는 주식을 더 배정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골고루 신규 청약하는 주주들에게 주식이 배정된다.
즉, 고려아연은 기업의 경영권 강화와 확보를 위하여 MBK·영풍의 주식 수량을 희석시키고 자신의 우호적인 우리사주조합에 더 많은 주식을 배정하기 위하여 유상 증자를 진행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에 몰두한 나머지 숲을 보지 못하였다. 바로 필자가 이전 포스팅에서 작성하였던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 때문이다.
[ 참고 사이트 : 한겨레, 고려아연 기습 유상증자, ‘쩐의 전쟁’ 게임체인저 될까, 20204.11.02,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165486.html ]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의 본질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의 본질은 바로 최대 주주의 경영권을 뺏어오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모펀드들이 적대적 M&A를 통하여 우리나라 알토란 같은 기업의 경영권을 빼앗는 행위가 매우 쉬워지도록 만드는 법이다. 게다가 모든 주주들의 이익이 되도록 기업을 경영하도록 강제하기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 입장에서는 전략적 공격적 투자 등이 불가능해진다. 소액 주주들이 모여 매일 경영권을 가진 오너에게 온갖 소송을 난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이 궁금하다면 필자의 포스팅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그런데 문제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유상 증자 때문에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의 여론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라면 주주들의 이익은 무시해 버리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고려아연의 예를 들어 더더욱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이 점에 대하여 고려아연을 비판한다. 고려아연의 삽질(?) 덕에 겨우 막았던 금투세는 다시 추진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으며 상법 개정안을 막을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고려아연은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해야 하며 앞으로 이 악법에 대한 대응과 전략에 대하여 상세하게 고해야 할 것이다.
[ 참고 사이트 : 한겨레, 고려아연 최윤범이 증명한 ‘상법 개정’ 필요성 [현장에서], 2024.11.04,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65740.html ]
[ 참고 사이트 : 서울경제, "고려아연, '밸류파괴' 시장 교란행위…상법 개정 해야"[시그널], 2024.10.31, https://m.sedaily.com/NewsViewAmp/2DFS7EJZNW ]
글을 마치며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유상 증자에 대하여 제동을 걸었다. 고려아연에게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금융감독원에게 모든 공이 넘어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유상 증자를 승인 해주면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이를 승인하지 않게 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은 MBK와 영풍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자는 고려아연을 비판하지만 금융감독원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의 정제 아연의 생산업체이다. 이 정제 아연은 배터리 제조, 반도체 제조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소재이다. 즉, 고려아연이 MBK 파트너스에게 넘어가 중국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면 대한민국 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사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배터리 등 4차 산업에 국가 및 기업 경쟁력이 취약해진다. 고려아연의 잘못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를 무너지게 할 수는 없다.
[ 참고 사이트 : 인더스트리뉴스, 美 싱크탱크..."중국 지원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공급망 악영향 우려", 2024.09.27,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807 ]
또한, MBK·영풍은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으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는 고려아연이 유상 증자를 하여 경영권을 강화하기 전에 주주총회를 개회하여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어오려는 시도이다. 필자는 고려아연의 유상 증자 이슈가 마무리될 때까지 주주총회 개회를 연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참고 사이트 : 뉴시스, 유증 막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결국 표 대결 갈까, 2024.11.06,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106_0002948527 ]
지금은 주주들의 이익보다는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와 산업에 대하여 고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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